독일에 온 지 어느덧 2년,
국경을 넘나들기 쉬운 유럽이니 만큼 지금까지 많은 곳을 여행했다.
많은 여행지 중에서 작년 여름 동생이 놀러와서 다녀온 파리-벨기에 여행부터 포스팅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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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30
전날 늦게까지 시내에서 놀고 돌아온 동생과 나는 집에 와서 정신없이 패션쇼를 하다가 거의 밤을 새고
이른 아침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으로 향했다.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서 파리까지는 TGV를 타고 3시간이 걸린다.
분명 잠을 못잤는데도 이상하게 졸립지가 않아 뜬눈으로 달려서 파리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것이 불과 몇시간 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하하하
벌써 3번째 파리이지만 여름의 파리는 처음.
도착한 파리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기 전
우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숙소가 파리 14구의 끝에 위치해 있어서 미술관 근처까지 가는 데 꽤나 걸렸다.
비도 오고 우리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가장 환승이 적은 루트를 선택했다.
이때부터 우리의 파리 버스에 대한 불신이 시작되는데...
분명 10분 후면 온다는 버스는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알림은 그대로 10분 후 도착예정이라고.. 후
비가 와서 무척 추웠는데 우리는 오기로 버텨서 간신히 68번 버스를 탔다.
근데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하
원래는 버스가 센느 강을 건너서 목적지까지 가야하는 데 센느 강도 건너기 전에 멈춰서서 더이상 운행안한다고
중간에 내리라고 한다.....깊은 빡침 ㅂㄷㅂㄷ
우리는 어이가 없었지만 춥고 배고팠기 때문에 우산을 부여잡고 기어이 걸어서 갔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와서 신발이 다 젖고 걸을 때마다 신발 안에서 물이 첨벙첨벙 ..ㅎㅎ
그 와중에 사진 속 비 내리는 파리는 꽤 분위기있네
가까스로 Baguett's Café에 도착해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토스트를 맛있게 먹었다.
카페에서 나왔을 때는 비가 그쳐가고 있었다.
질퍽질퍽한 튈르리 공원의 흙길을 지나쳐 오랑주리 미술관에 도착했다.
미술관 입구에 서서 웹사이트를 통해 입장권을 구매하고 있었는데
어떤 한국 아주머니분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셨다.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10년 전 쯤에 파리를 여행할 당시 구매했던 지하철 10매권 묶음을 혹시 몰라서 이번에 들고 오셨다는데
차로 계속 이동 중이시라 쓸 일이 없으시다며
우리에게 건네주셨다.
후일담으로 사실 매우 오랜전에 구매하셨던 거라 시스템이 다르지 않을까 긴가민가하면서 한 번 써봤는데
가능했다!!!!!!!
우리나라였다면 이미 시스템이 한참 바뀌고도 남을 시간이라 생각해서 안 될거 같았는데
역시 파리라 그런가 ㅎㅎㅎ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 덕분에 프리 지하철 티켓을 겟했다 히히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파리에서 지베르니로 거쳐를 옮겨 별장 정원의 연못에 핀 수련을 그리며 남은 인생을 지냈던 모네
그의 친구였던 당시 프랑스 총리 조르주 클레망소가 이 곳, 오랑주리 미술관을 위한 대형 <수련> 연작을 의뢰하면서
백내장 진단을 받은 후 시력을 잃어갔던 모네였지만 마지막 열정을 불태워 파노라마 버전을 그려냈다.
모네의 열정이 어느정도였나면 그는 이 대형 <수련>을 그려내기 위해
지베르니 별장에 별도로 설치한 스튜디오에서 파노라마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오로지 이 작품만을 위해 따로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이 작품은 설치 예술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작품 앞 벤치에 앉아 생동감 넘치는 물과 수련, 빛의 질감을 감상을 하고 있노라면
마치 꿈 속에서 그의 별장 정원에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앉아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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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구경하고 나오니 어느덧 비가 그쳤다.
비가 그치니 기분이 좋아 우리는 마레지구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다.
파리 거리는 언제 걸어도 항상 낭만적이다.
파리도 왔으니 마카롱도 하나 먹어줘야지 히히
동생과 내가 유튜브 여락이들 채널로 알게 되어서 애정하는 Utopie에 들러
구름 치즈케이크와 타르트를 샀다.
언제 먹어도 진짜 감덩 ㅠㅠ 독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라 더 소중하다ㅠㅠ
유명하다고 하는 다른 빵집도 들러
시그니처인 피스타치오 에스카르고 빵을 먹어봄
빵을 많이 처묵처묵했더니 배가 고프진 않아
바에 가서 한 잔 했다.
메뉴가 전부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칵테일이였는데 그 중에서 월넛이 들어간 와인을 주문했다.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다음에 또 와야지 :)
한 잔 하고 숙소로 가는 길 날이 맑아졌다.
다음 날 디즈니랜드를 위한 맑은 하늘 스포 캬캬캬캬캬
숙소로 가는 지하철에서 둘 다 너무 피곤해서
서서 졸고 들고 있는 거 다 떨어뜨리고 난리도 아녔다 ㅠㅠ
지칠대로 지쳐서 숙소 무사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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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 첫 날 포스팅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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